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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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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디지털 플랫폼 재생에너지 투자
지난 1월 6일 경북 경주시 황성동 경북공인중개사사무소. 안으로 들어가는 녹색 철문 바로 옆 미닫이 유리창에 15인치 노트북 컴퓨터 2개 크기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60와트(W)급인 이 태양광 패널은 사무실 바닥에 있는 컨트롤러와 선으로 연결됐다. 전력의 과충전·과방전을 막는 컨트롤러를 거친 태양광 전기는 신상효(53·공인중개사) 씨의 스마트워치와 유튜브 촬영용 드론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었다.
'재난 대응 에너지' 관심 갖다 '안정적 투자'도 찾아
신 씨는 12년 전 지인의 부탁으로 한 재일교포 가정의 부동산 거래를 돕기 위해 일본을 오가다 태양광 에너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에게 일본은 ‘항상 재난에 대비하고 있는 나라’로 보였다. 그는 재난 상황에서 전기를 만들어 쓸 방법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소개한 책을 발견했다. 2년 뒤 지인이 운영하는 편의점 옥상에, 7년 뒤에는 자신의 단층주택 옥상과 사무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당시는 재난 대비 차원이었지만, 태양광의 효과를 경험한 신 씨는 태양광발전소 투자로 관심을 이어갔다. 2020년 9월 출자금 180만 원을 내고 ‘경북우리집알이백(RE100)협동조합’에 가입했다. 이 조합은 경북에 거주하는 주민의 출자금으로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생산한 전력을 판매하고, 수익을 조합원에게 나눠 준다. 기후기술기업 에이치에너지가 경상북도, 경북테크노파크, 포스텍과 공동으로 투자 플랫폼 ‘모햇’을 만들어 조합원을 모았다. 연 12.5%가량 이자를 꾸준히 받으며 투자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인한 신 씨는 현재 가족과 함께 이 조합에 총 3억 원가량을 출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매가) 1억 원 하는 골프장 회원권을 유지하면 시설 이용 할인 등으로 연 300~400만 원 혜택을 받는데, 1억을 출자해 배당받으면 800만 원 정도 수익을 본다”며 “회원권을 해지하고 협동조합에 출자했다”고 설명했다.
방혜빈(36) 에이치에너지 마케팅본부 매니저에 따르면 신 씨는 이 투자를 통해 연 26만 172킬로와트시(kWh)의 태양광 전기를 생산한다. 연간 온실가스 15만 7000톤(t)을 감축하는 셈이고, 약 1500헥타르(ha)의 숲을 조성했을 때와 같은 효과다.
시민주도형 공유옥상 태양광 발전소 곳곳에
에이치에너지는 국내 최초로 시민주도형 공유옥상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가 설립된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6년 동안 경북 경주시, 울산광역시, 경기 김포시와 인천 등에 594개의 옥상 태양광발전소를 지었다. 같은 기간 누적 조합원 약 6만 6000명, 누적 가입 금액 약 1188억 원을 달성했다. 평균 수익률은 연 10%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와 한국은행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저축은행 연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3.97%, 시중은행은 3.76%였다. 시중 금리의 3배에 육박하는 높은 수익률 덕에, 모햇이 처음 출시됐을 때 가입한 조합원 694명 중 616명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거래 방식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리적 제약을 없애 재생에너지 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서울에서 하드웨어 개발 일을 하는 고은정(27) 씨는 2년 전 ‘친구모햇’ 상품에 가입하면서 처음 태양광 투자를 시작했다. 친구모햇은 소액 단기 투자 상품으로, 최소 100만 원부터 최대 5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여기서 출자금 100만 원으로 세후 10만 원 수익을 올린 고 씨는 두 달 후 최대 1억 원까지 투자할 수 있는 ‘오늘모햇’에 가입했다. 2천만 원을 투자해 연 12%의 이자 수익(약 60만 원)을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3개월마다 받았다.
고 씨는 지난 1월 단비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이전에 주식과 코인에서 손해를 봤고 주식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모햇을 통한 재생에너지 투자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은 연 2852kWh이다. 고 씨는 2천만 원 투자로 서울 가구당 연 평균 전력 사용량의 6배인 1만 7344k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서 시중 금리의 3배 이상 수익을 올린 셈이다.
도시 유휴 공간 활용하고 운영은 민주적으로
모햇이 중개하는 자금은 주로 공장, 물류창고 등 건물 옥상에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데 쓰인다. 산지를 깎아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경 파괴 논란과 주변 민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울산시 울주군 물류센터 옥상의 울산시민가상발전소(2021), 경북 김천시 상가 건물 옥상의 경북우리집RE100발전소(2021), 강원도 동해시 공장 옥상의 모햇태양광발전소(2023)가 대표적이다.
모햇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한국전력거래소(KPX)에 20년간 고정가격으로 판매된다. 모햇과 같은 온라인 재생에너지 투자 플랫폼은 루트에너지를 포함해 국내에 4곳이 있다. 기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루트에너지는 누적 투자액이 지난 1월 기준 약 550억 원이며, 약 250MW 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 확대에 기여한다.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면 법에 따라 모든 투자자는 1인 1의결권을 갖게 되고 조합원 과반수 동의 없이는 사업적 변동 사항이 생기지 않아,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가능하다. 지분이 많은 대주주가 압도적 권한을 행사하는 주식회사와 달리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투자액이 적어도 하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의 권익이 보호된다.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 에너지체제로
에이치에너지의 함일한(54) 대표는 엘지씨엔에스(LG CNS)에서 일하다 2014년 퇴사한 후 4년 뒤 회사를 창업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에이치에너지 사무실에서 단비뉴스와 만난 함 대표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자원을 누가 소유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태까지 거대한 기업들만 화석연료라는 에너지 자원으로부터 나온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였다”며 “개인이 직접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며 지역 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에너지 전환에 참여하고, 그 이익이 지역으로 돌아가는 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플랫폼 경제를 만드는 참여자 간의 이해관계에서 오는 마찰 요소를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지역의 공사업체, 전기를 사가는 기업들, 옥상 임대인 모두 적정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줘야 이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제기구들도 에너지전환의 사회경제적 측면을 강조해 왔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21년 ‘세계 에너지전환 전망: 1.5도씨 경로’ 보고서에서 과거 소수 이해관계자만 참여하던 중앙집중형 전력공급시스템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민주적, 분산적, 쌍방향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빛나라 기후사회연구소장은 21일 단비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에너지 전환의 궁극적인 목표는 삶의 질 향상”이라며 전환 과정에서 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기구와 싱크탱크의 연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전환에서 기술, 시스템적인 전환뿐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주목하는 것을 강조한다”며 개인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 전환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단비뉴스 / 박정은 기자